새대가리! 김동초컬럼


뉴스100 김동초 기자 |

 

 

일하기 싫어 디지겠다. 세월이 이만큼 지나면 누구나 비슷하게 갖는 생각일지도 모른다. 태어나서 경쟁이란 경쟁은 거의 겪으며 살아와서 그런지 경쟁과 일에 대해 익숙할 때도 됐는데 도무지 늘 새롭게 힘들다.

 

인류란 인종은 선천적으로 경쟁의 태두리 속에서 살아가게끔 프로그래밍 되었는지도 모른다. 초등학교 시절부터 뛰는 게 졸라 귀찮았던 체육시간의 달리기부터 중학교 때 음악시간의 합창, 음을 가끔씩 왜곡해서 부르며 삑사리를 내던 필자는 지적과 훈계의 단골이었고당시 베토벤을 흉내 내서 인지 긴 머리의 비쥬얼을 지닌 음악선생은 지휘 할 때보면 정말 정신 나간 사람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대가리를 흔들어 댔었다.

 

필자는 그런 음악선생이 영락없이 맛이갔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. 합창도 경쟁의 일종으로 틀에 짜여 진 대로 부르는 게 싫어서인지 꼭 내 마음대로 몇 음절은 만들어 부르다 디지게 혼나고 반복되면 야무진 지휘봉은 내 대갈통을 드럼으로 대용하셨다. 고등학교 땐 대학입시가 거의 살인적으로 압박을 주었다.

 

입학을 하니 이상과 너무 다른 학교 현실이 감당키 어려운 괴리감을 주었고 군대를 가니 그렇지 않아도 헬랠래 스타일의 자유스런 습성으로 걸핏하면 찍히기 일 수였다. 갈굼 속에서 태어난 걸 뼈저리게 후회 하다보니 제대할 때가 되었다.그때쯤엔 간혹 나를 멋있게 보는 한없이 정신 나간 쫄따구 녀석도 생겨나 약간의 살맛도 있었다.

 

그렇게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 복학을 하니 취업이 걱정 돼 학업보담 사회정세가 더 관심사가 되었고 사람 보는 눈이 형편없었던(?) 주임교수 덕으로 운 좋게 대기업에 취직을 했는데 진급을 위한 피 말리는 경쟁이 이놈의 화류계습성으로 도무지 직장생활이 쉽지가 않았다.

 

이래저래 좋은 직장, 대기업을 두세 군데 때려치우며 청춘을 길거리에 탕진하다보니 이미 장가갈 나이가 되었다.아무튼 그 후도 평탄치 않은 길을 걸으며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니 이 자리에 와있는 걸 느꼈다.

 

난 내 생을 삼자보듯 타인의 입장에서 방관자로 살아 온 느낌마저 들었다. 참으로 한심하고 기괴한 인생이다. 각설하고 일하기 싫다고 투덜대다 보니 별 얘길 다했나 싶지 않다.

 

가능하면 서로 간에 별 간섭 없이 주어진 공간과 시간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사는 게 인생최대의 목적이었는데 이놈의 사회는 절대로 이런 날 내버려 두지 않는 건지 내가 스스로 자초해서 얽혀가는 건지 도통모르겠다.

 

차라리 지구를 일억 오천 만 년이나 지배했던 공룡이 아직도 새를 통해서 생존하듯이 끈질기게 생존의 임무를 지키라는 정신 나간 신의 계시인지 암튼 존나 고달프다. 차라리 단순 무식의 새대가리처럼 그렇게 살다보면 복잡한 세월도 간단히 죽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.

 

일전에 모시장의 금전거래 의혹을 다룬 기사 때문에 경찰서와 검찰에 서 너 번 왔다갔다해보니 그곳이야 말로 살면서 정말 갈 데가 못되는 것 같고 이꼴저꼴 안보고 살려하니 현실적으로 답이 없다. 해서 내린 결론은 신도 믿을게 못되고 결국은 철저하게 홀로서기다. 이 치열한 경쟁의 정글인 현대사회 속에서 언제부터인가 치밀하게 짜여 진 것 같은 일상생활이 투루먼쑈를 보고 있는 듯 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.

 

무언가 답이 필요한 시기다. 이 시대의 답은 무엇인가! 도무지 알 길이 없다. 누가 이 어리석고 한심한 인간을 구제 할 수 있는 답을 줄 수 있는가 묻고 싶다. 이 시대에 이런 철딱서니 없는 고민을 하는 자가 또 있다면 반드시 만나서 쐬주로 필요 없는 뇌세포 몇 개는 죽이고 도 싶다.

 

도대체 답이 무엇일까? 지금 현재로선 단순 무식한 새대가리가 정답인 것 같다.

새대가리가 부럽다. 참으로 정신나간 놈이 틀림없다!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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